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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데이터뱅크/발색놀이

미니멀리즘과 맥시멀리즘의 공존 (feat. 있는 것도 다시보자 발색 놀이)

by 취향의 정원 2020. 11. 29.

지난 2년 반 동안 색조화장품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아마도)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급속히 식어, 아 나도 이제는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겠다, 코덕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탈덕하는구나, 싶었더랬다.
그러나 지난 9-11월 갑자기 식어버린 코덕의 혼이 돌아와서는, 정말 미친 듯이 사재끼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네.ㅋㅋㅋ 
미니멀리즘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패션, 생필품, 식료품 등 다른 분야에서는 충동구매하는 일 없이, 쟁이지 않고 필요한만큼 구매하는 습관을 잘 유지하는 중. 오로지 화장품에 한하여 끝없는 맥시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고 있다. 

휴덕 기간 동안 새로운 브랜드가 많이 생겨났다. 일명 '갬성' 브랜드라고, 저 말에는 반쯤 비꼬는 의미가 들어있지만, 난 의외로 기대한 이상으로 이런 갬성 브랜드의 제품 퀄리티가 좋아서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다. 전반적으로 로드샵 브랜드를 포함하여 한국 색조 화장품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었다는 걸 실감했달까. 

이런저런 지름들을 통해 새롭게 애정이 생긴 브랜드가 여럿인데, 
첫째 데이지크, 둘째 블랭크, 셋째 키르시 블렌딩, 넷째 홀리카홀리카, 다섯째 클리오 정도.
아무래도 화장품 창고의 지분 90%는 아이섀도우가 차지하고 있는 섀도우 덕후답게, 섀도우 팔레트를 위주로 지름.

쓰다 보니 삼천포로 빠졌는데,
여하튼 이번 발색 포스팅의 목적은 내가 지른 것을 보아라, 가 아니라 
이만하면 지를 만큼 질렀으니 있는 것도 다시 보자, 
내겐 이미 예쁜 아이들이 많다(=그만 질러),라고 할 수 있겠다. 

#. 데이지크 섀도우 팔레트 02 로즈 페탈 

 

데이지크 섀도우 팔레트 02 로즈 페탈
데이지크 섀도우 팔레트 02 로즈 페탈  발색

 

9월 지름의 시작이었던 데이지크.
데이지크 1호부터 6호까지 드래곤볼 했지만, 우선 로즈 페탈만 대충 발색해 봄.
팔뚝에만 발색해 보았을 뿐 눈에는 올려보지도 못했다. 
사는 속도를 쓰는 속도가 따라가질 못해서 ㅋㅋㅋ
개인적으로 데이지크의 펄 정말 미친 듯이 사랑하는데, 사진에는 그 예쁨이 담기질 않았다.

#. 로레알(L'oreal) 컬러 리치 포켓 팔레트 106 Boudoir Charme

 

로레알(L'oreal) 컬러 리치 포켓 팔레트 106 Boudoir Charme

 

진심 구리다고 생각하는 로레알 컬러 리치 포켓 팔레트.
색상 조합부터, 베이스-포인트-포인트-포인트 느낌이라 활용도가 떨어진다.
적어도 중간 음영 정도는 있어줘야 한 팔레트로 화장이 완성될 수 있는데, 첫 번째 컬러 빼고는 다들 너무 진함. 
게다가 나스 갈라파고스처럼 블렌딩도 잘 안 되는 편.
포인트로 쓰기는 좋지만 블렌딩은 지저분하게 되어서 넓은 범위에 쓰기엔 꺼려진다는 게 비슷함.

#. 키르시 블렌딩 디어 마이 아이즈로그 01 모닝피치

 

키르시 블렌딩 디어 마이 아이즈로그 01 모닝피치 발색

 

역시나 데이지크처럼 1호부터 3호까지 드래곤볼 완성한 키르시 블렌딩 섀도우 팔레트.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팔레트는 3호 미드나잇피그 지만, 일단 발색은 무난한 1호부터. 
베이스 - 중간 음영 - 펄 - 포인트, 의 네 가지 색 조합이 정말 실용적이고 쓰기도 쉽다.
모닝피치라는 색상명이라 펄도 오렌지, 코랄 계열일 줄 알았는데 사진에도 보이듯 의외로 커다란 핑크펄이 들어있는 게 특이함. 개인적으로 질도 만족스러웠다. 발색 잘 되고, 블렌딩도 부드럽게 잘 됨. 

#. 키르시 블렌딩 마이 치크 로그 블러셔 06 모토

 

키르시 블렌딩 치크 06 모토(MOTTO) 발색

 

섀도우 팔레트만 사려고 들어갔던 롭스에서 발색해보곤 이뻐서 충동구매한 모토.
팔뚝에 발색하니 꼭 모기 물린 자국 같더라. ㅋㅋ
부드럽게 물들듯 자연스러운 발색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 볼에는 올려보지 않음.

#. 로라 메르시에 꼬냑, 진저, 구아바 

 

로라 메르시에 꼬냑, 진저, 구아바 발색

 

오랜 위시였던 꼬냑, 진저, 구아바, 이제야 구매.
정말 오랫동안 가지고 싶었던 것치곤 팔뚝에 발색했을 때 큰 감흥이 없었다.
하도 섀도우가 많아서 그런가, 독보적으로 예쁘다! 는 느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꼬냑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아직 눈에 올려보진 않음. 

#. 이니스프리, 에뛰드 구형 섀도우들(단종)

 

이니스프리 별빛 부서지는 거리, 에뛰드 사랑하시개, 이니스프리 달빛아래은하수, 가을별똥별 발색
에뛰드 사랑은 모래성, 솔솔 말린 솔방울, 여인의 코트, 미샤 클래식 뮤즈, 키르시블렌딩 로지 던 두번째 색, 에뛰드 달달한 대추차 발색

 

화장품 저장고에 박혀있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싱글 섀도우들 꺼내어 발색 놀이 해 봄.
최근 이니스프리에서 색조를 구매해 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거 이니스프리 구형 섀도우의 펄을 정말 사랑한다. 
특별히 조합할 필요 없이, 단독으로만 써도 예뻤음.
에뛰드 역시 내가 사랑하는 색조 맛집. 한때 '사랑은 모래성'이 내 최애였는데, 이제는 정말 흔해져 버린 색상.

#. RMK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05 로즈핑크

 

RMK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05 로즈핑크

 

한때 정말 사랑했던 RMK,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예뻤다고 생각하는 칼레이도스코프.
저걸 구매할 당시만 해도 코덕으로서는 꼬꼬마인지라 저 핑크빛 섀도우도 진해서 사용하기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 정도쯤이야. ㅋㅋ
의외로 저 핑크 다른 색상과의 합이 좋아서, 눈두덩이에 넓게 깔아주고, 좌측 갈색으로 포인트 음영을 준 다음, 오른쪽 펄로 덮어주면 상큼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가 나온다. 
다만 습식이라 브러쉬보다 팁을 사용하는 게 발색이 잘 되고, 크리즈가 있는 편.
사이즈도 정말 작아서 손가락으로 비벼서 발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ㅋㅋ 
지금 생각해도 가격 대비 정말 비양심적인 사이즈 아닌가 생각함.

오늘의 발색 포스팅은 이 정도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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