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반 동안 색조화장품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아마도)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급속히 식어, 아 나도 이제는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겠다, 코덕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탈덕하는구나, 싶었더랬다.
그러나 지난 9-11월 갑자기 식어버린 코덕의 혼이 돌아와서는, 정말 미친 듯이 사재끼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네.ㅋㅋㅋ
미니멀리즘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패션, 생필품, 식료품 등 다른 분야에서는 충동구매하는 일 없이, 쟁이지 않고 필요한만큼 구매하는 습관을 잘 유지하는 중. 오로지 화장품에 한하여 끝없는 맥시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고 있다.
휴덕 기간 동안 새로운 브랜드가 많이 생겨났다. 일명 '갬성' 브랜드라고, 저 말에는 반쯤 비꼬는 의미가 들어있지만, 난 의외로 기대한 이상으로 이런 갬성 브랜드의 제품 퀄리티가 좋아서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다. 전반적으로 로드샵 브랜드를 포함하여 한국 색조 화장품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었다는 걸 실감했달까.
이런저런 지름들을 통해 새롭게 애정이 생긴 브랜드가 여럿인데,
첫째 데이지크, 둘째 블랭크, 셋째 키르시 블렌딩, 넷째 홀리카홀리카, 다섯째 클리오 정도.
아무래도 화장품 창고의 지분 90%는 아이섀도우가 차지하고 있는 섀도우 덕후답게, 섀도우 팔레트를 위주로 지름.
쓰다 보니 삼천포로 빠졌는데,
여하튼 이번 발색 포스팅의 목적은 내가 지른 것을 보아라, 가 아니라
이만하면 지를 만큼 질렀으니 있는 것도 다시 보자,
내겐 이미 예쁜 아이들이 많다(=그만 질러),라고 할 수 있겠다.
#. 데이지크 섀도우 팔레트 02 로즈 페탈


9월 지름의 시작이었던 데이지크.
데이지크 1호부터 6호까지 드래곤볼 했지만, 우선 로즈 페탈만 대충 발색해 봄.
팔뚝에만 발색해 보았을 뿐 눈에는 올려보지도 못했다.
사는 속도를 쓰는 속도가 따라가질 못해서 ㅋㅋㅋ
개인적으로 데이지크의 펄 정말 미친 듯이 사랑하는데, 사진에는 그 예쁨이 담기질 않았다.
#. 로레알(L'oreal) 컬러 리치 포켓 팔레트 106 Boudoir Charme


진심 구리다고 생각하는 로레알 컬러 리치 포켓 팔레트.
색상 조합부터, 베이스-포인트-포인트-포인트 느낌이라 활용도가 떨어진다.
적어도 중간 음영 정도는 있어줘야 한 팔레트로 화장이 완성될 수 있는데, 첫 번째 컬러 빼고는 다들 너무 진함.
게다가 나스 갈라파고스처럼 블렌딩도 잘 안 되는 편.
포인트로 쓰기는 좋지만 블렌딩은 지저분하게 되어서 넓은 범위에 쓰기엔 꺼려진다는 게 비슷함.
#. 키르시 블렌딩 디어 마이 아이즈로그 01 모닝피치


역시나 데이지크처럼 1호부터 3호까지 드래곤볼 완성한 키르시 블렌딩 섀도우 팔레트.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팔레트는 3호 미드나잇피그 지만, 일단 발색은 무난한 1호부터.
베이스 - 중간 음영 - 펄 - 포인트, 의 네 가지 색 조합이 정말 실용적이고 쓰기도 쉽다.
모닝피치라는 색상명이라 펄도 오렌지, 코랄 계열일 줄 알았는데 사진에도 보이듯 의외로 커다란 핑크펄이 들어있는 게 특이함. 개인적으로 질도 만족스러웠다. 발색 잘 되고, 블렌딩도 부드럽게 잘 됨.
#. 키르시 블렌딩 마이 치크 로그 블러셔 06 모토


섀도우 팔레트만 사려고 들어갔던 롭스에서 발색해보곤 이뻐서 충동구매한 모토.
팔뚝에 발색하니 꼭 모기 물린 자국 같더라. ㅋㅋ
부드럽게 물들듯 자연스러운 발색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 볼에는 올려보지 않음.
#. 로라 메르시에 꼬냑, 진저, 구아바

오랜 위시였던 꼬냑, 진저, 구아바, 이제야 구매.
정말 오랫동안 가지고 싶었던 것치곤 팔뚝에 발색했을 때 큰 감흥이 없었다.
하도 섀도우가 많아서 그런가, 독보적으로 예쁘다! 는 느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꼬냑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아직 눈에 올려보진 않음.
#. 이니스프리, 에뛰드 구형 섀도우들(단종)



화장품 저장고에 박혀있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싱글 섀도우들 꺼내어 발색 놀이 해 봄.
최근 이니스프리에서 색조를 구매해 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거 이니스프리 구형 섀도우의 펄을 정말 사랑한다.
특별히 조합할 필요 없이, 단독으로만 써도 예뻤음.
에뛰드 역시 내가 사랑하는 색조 맛집. 한때 '사랑은 모래성'이 내 최애였는데, 이제는 정말 흔해져 버린 색상.
#. RMK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05 로즈핑크


한때 정말 사랑했던 RMK,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예뻤다고 생각하는 칼레이도스코프.
저걸 구매할 당시만 해도 코덕으로서는 꼬꼬마인지라 저 핑크빛 섀도우도 진해서 사용하기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 정도쯤이야. ㅋㅋ
의외로 저 핑크 다른 색상과의 합이 좋아서, 눈두덩이에 넓게 깔아주고, 좌측 갈색으로 포인트 음영을 준 다음, 오른쪽 펄로 덮어주면 상큼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가 나온다.
다만 습식이라 브러쉬보다 팁을 사용하는 게 발색이 잘 되고, 크리즈가 있는 편.
사이즈도 정말 작아서 손가락으로 비벼서 발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ㅋㅋ
지금 생각해도 가격 대비 정말 비양심적인 사이즈 아닌가 생각함.
오늘의 발색 포스팅은 이 정도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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